국민권익위원위, 행정심판 4,500건 미처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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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률신문=윤지환 기자]
기사입력 2019-09-24 [11:44]

▲ 자료제공=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실.     © [행정법률신문=윤지환 기자]


[행정법률신문=윤지환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가 행정심판 3,200여 건을 처리하지 않은 직원에게 자체적으로 면죄부를 줘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감사를 통해 밝혀진 것으로 권익위가 약 4,500여 건의 행정심판청구를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왔으나 담당자만 중징계하고 전임자와 지휘·감독권이 있는 상급자들은 모두 솜방망이 처벌로 넘겼다.

이를 두고 정부와 국회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중심을 살펴보면, 행정심판 약 4,300여 건은 특정 1인이 지난 수년 간 반복적으로 청구했다. 국민의 권익을 위해 담당 공무원은 제출된 행정심판을 가리지 않고 접수를 해야 한다. 하지만 특정 1인의 반복적 청구에 4,300여 건을 담당자가 알아서 묻어둔 셈이다. 반면 청구가 모두 악의적 청구인지 아닌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정인의 청구를 무시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청구 약 100여 건까지 접수가 안 되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21일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권익위가 자체 감사로 4,522건의 행정심판청구가 지연된 사건과 관련해 직원 1명만 인사혁신처에 중징계를 요청하고 다른 관련자 7명에 대해서는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심판은 ‘행정심판에 관한 법’에 따라 당국이 부당하게 공권력을 행사하거나 또는 행사하지 않아 권리와 이익을 침해받은 국민을 구제하기 위한 제도다. 법원의 소송과 달리 엄격한 형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래서 변호사 선임 등의 부담이 없다. 행정심판은 일반 국민도 자유롭게 권리를 요구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해당 부처는 행정심판 청구가 오면 접수를 해야 한다.

하지만 권익위가 2013년부터 2019년 2월까지 4,522건의 행정심판청구를 접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권익위는 “자체 감사결과 4,522건 가운데 96%(4,372건)이 특정 1인이 반복적으로 청구한 사건들이라 담당 직원이 접수를 지연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특정 1인이 반복적으로 신청한 행정심판과 내용이 정당한지 아닌지를 권익위 담당 직원이 알아서 판단하고 접수하지 않은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특정 1인 외에 청구 150여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권익위는 감사 이후 1,263건의 행정심판을 처리하지 않은 현직 담당자만 인사처에 중징계를 요청했다. 이 사건은 전임자가 3,259건을 처리하지 않고 현직인 후임자에 넘긴 것이 발단이다. 하지만 권익위는 전임자는 ‘징계시효 완성(3년)’이라는 이유로 경고 조치했다. 관련 직원들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상급자 5명도 경고를, 지휘하는 담당 과장 2명은 ‘주의’ 조치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경고와 주의는 인사상 불이익이 불분명한 사실상 구두 조치다. 권익위는 “금전, 물품, 부동산, 향응 등 재산상 이익(징계시효 5년)을 취하지 않았고 공직의 안전성 등을 고려해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권익위의 처벌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권익위의 입장은 특정 1인이 약 6년에 걸쳐 4,372건의 과도한 행정심판을 청구해 공무에 큰 부담을 줬다는 것이다. 악의성 청구를 처리하느라 다른 국민이 낸 정상청구까지 보지 못하는 피해가 생길 수도 있다.

 

실제로 권익이 감사에 따르면 특정 1인이 낸 청구 외 150여 건의 청구 중 99건이 정상청구였다. 권익위는 이를 제도상 문제로 보고 해결 방안으로 행정심판법을 개정해 행정력을 낭비하는 반복·고질적 심판 청구를 ‘각하 처리’하는 안을 내놨다.

의견은 여기서 엇갈린다. 원칙상 특정 1인이 낸 4,372건의 행정심판이 모두 무시해도 되는 것인지부터 가리고 청구할 건은 접수해야 한다. 하지만 담당 직원은 자체 판단해 처리했다.

 

결국 이 일이 관행이 돼 후임자까지 이어졌고 결국 다른 국민의 정상적인 권리행사(99건)까지 침해당했다. 공무원의 직무태만이 문제인데 제도를 고쳐 아예 합법적으로 국민이 제출한 행정심판 청구가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 접수할지 말지도 알아서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은 “특정인의 반복적 민원성 청구라고 해도 정상적으로 제출된 행정심판을 접수조차 하지 않을 법적 근거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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