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법, "부적절한 신체접촉으로 인한 징계절차 중 자살은 업무와 사망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

일련의 조사를 받으면서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불안과 우울 증상이 유발되는 등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하여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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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률신문=박소연 기자]
기사입력 2020-08-11 [21:02]

▲  서울행정법원   ©[행정법률신문=박소연 기자]

 

 

[행정법률신문 =박소연 기자] 중학교 수학교사로 근무하던 甲의 학생에 대한 부적절한 신체접촉으로 인한 징계절차 중 자살은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서울행정법원의 판례가 나왔다.

 

이 사건의 경위를 살펴보면, 중학교 수학교사로 근무하던 甲은 여학생들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하였다는 취지로 학부모들이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경찰과 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의 조사를 받은 후 징계절차가 진행되던 중 자살했다.

 

이에, 甲의 배우자 乙이 ‘甲의 사망이 공무상 사망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인사혁신처장에게 순직유족급여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인사혁신처장이 乙에게 ‘공무와 甲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부지급결정을 했다.

 

이 사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6월 19일 순직유족급여부지급처분취소(2019구합76689)사건에 대한 판결에서, 甲은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학생들과의 신체접촉에 관하여 일련의 조사를 받으면서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불안과 우울 증상이 유발되었고, 이 때문에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하여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甲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甲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한 사유에 대해“甲이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하였다는 취지로 학부모가 문제를 제기한 당일, 甲이 사건 내용이나 경위를 인지하기도 전에 ‘성추행 의혹’으로 인터넷 언론 보도가 이루어졌고 교육청과 경찰에 신고가 접수되었으며 甲의 출근이 정지되는 등 갑작스럽게 사건이 확대되면서 甲이 별다른 해명의 기회도 없이 성추행범으로 주위의 비난을 받는 상황에 놓이자 급격하게 스트레스를 받게 된 점”을 설명했다.

 

이어, “甲이 경찰에서 내사종결을 하였다는 결과를 통보받았음에도 직무수행 능력 부족 등을 사유로 직위해제 처분을 받자 이를 납득하기 어려워 했던 점”을 사유로 들었다.

 

이어, “피해 여학생들이 경찰에서 甲에게 추행의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교육청에 甲의 학교 복귀를 희망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거나 甲에게 직접 사과와 응원의 뜻을 전하기도 하였음에도 학생인권교육센터에서는 피해 여학생들에 대한 면담 조사를 실시하여 진술 내용을 확인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기존에 작성된 진술서만을 근거로 甲의 신체접촉 행위가 모두 피해 여학생들에 대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결정하자 甲이 깊은 좌절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이는 점”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甲의 자살이 죄책감이나 예상되는 징계의 과중함에 대한 두려움 등 비위행위에서 직접 유래했다기보다는 학생인권교육센터의 조사 결과 수업지도를 위해 한 행동들이 甲의 목적이나 의도와 무관하게 성희롱 등 인권침해 행위로 평가됨에 따라 30년간 쌓아온 교육자로서의 자긍심이 부정되고, 더는 소명기회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상실감과 좌절감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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